라엘이 만난 네번째 주인공은 간호사 오유리님(@uriiya__)입니다. 

코로나전담병원에서 근무하며 누구보다 치열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유리님을 함께 응원해주세요.

 


 


라엘: 안녕하세요 유리님! 라엘 고객님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.

오유리: 안녕하세요! 저는 경상북도도립병원에서 근무중인 3년차 간호사 오유리입니다. 원래는 일반 병동에서 일했었는데 코로나가 크게 확산됨에 따라 코로나전담병원으로 전환되어 저도 격리병동에서 근무를 했습니다.

 

라엘: 유리님은 언제부터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나요?

오유리: 고등학생 때 제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몰라 조금 방황했어요. 그 때 친언니가 의료계열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실습을 위해 맞춘 흰 가운이 얼마나 멋있게 보이던지! 조금 웃기지만 처음에는 그 흰 가운에 반해서 간호과를 선택했어요. 간호사에 대한 환상이 없었기 때문인지 어떤 일을 겪어도 잘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같아요.

 

라엘: 일을 시작하고 유리님이 상상하고 생각했던 것과 가장 달랐던 점은 무엇이었나요?

오유리: 우선 제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았던 것은 학생 때부터 익히 들은 ‘태움’문화였어요. 첫 직장은 대학병원이였는데 환자 관련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걸로 혼을 내며 ‘너 같은 걸 낳고도 너희 엄마는 미역국 먹었냐’라는 말을 들었어요. 아무리 제가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느꼈어요.

생각하고 조금 달랐던 건 삼교대의 어려움이었어요. 상상했던 것보다 체력적으로 훨씬 더 힘들더라고요. 저희는 규칙적으로 교대하는 근무가 아니고 매일 근무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생체 리듬도 더 많이 깨지는 편이었고요.

 


 


라엘: 직업이라는 것이 꼭 대단한 사명감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, 요즘 같은 시기에는 간호사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. 요즘은 아마도 많은 의료진 분들이 더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. 유리님이 생각하시는 ‘간호사’라는 직업은 어떤 직업인가요?

오유리: 사실 단순히 취업을 하기 위해 간호사를 선택하는 친구들도 많아요. 취업이 잘 안 되어서 간호과로 재입학해서 오는 경우도 흔하죠. 하지만 취업이나 돈만 생각하고 와서는 오래 못 버틸 거예요. 간호사는 24시간, 365일 누구보다 더 가까이 환자들 곁에서 그들을 돌보는 사람이에요. 신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서적 문제까지도 같이 파악을 하고 돌봐야만 해요.

의학적 지식과 공감능력,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판단력, 삼교대와 오버타임을 견딜 수 있는 체력까지 모든걸 갖추고 있어야해요.

 

라엘: 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 모두 힘든 한 해를 보내셨을 것 같은데, 코로나 병동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?

오유리: 처음 확진자를 받던 날, 40인승 대형버스에서 내려서 한번에 올라오는 환자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선명해요. 처음 입는 방호복과, 처음 마주하는 확진자, ‘내가 감염되면 어떡하지?’라는 두려움에 더 긴장됐어요. 5분만 방호복을 입어도 고글에 습기가 차고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나는데, 그 상태로 모든 환자들의 입원정보조사와 채혈, 혈압, 체온 체크 등을 진행하는데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더라고요. 근데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잠깐 쉬고 바로 다시 들어가서 일을 해야 했어요. 매일매일 확진자들이 대거 입원하고 12시간 이상 근무는 물론, 7일 내내 쉬는 날 없이 출근했던 그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.

라엘: 그만큼 뿌듯했던 순간도 있었겠죠?

오유리: 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중증환자들이 많이 입원했었어요. 2시간씩 돌아가며 스테이션을 지키고 식사수발을 들며 일을 했었죠. 그 때 밥을 떠먹여드리면 바로 뱉는 건 물론, 방호복을 찢을 것처럼 잡아당기고 욕을 퍼붓는 치매 환자분이 계셨어요. 그런 분이 음성판정 받고 퇴원하는 날 고맙다고 하시면서 우시더라고요. 그 모습을 보고 ‘아 나 정말 잘하고 있구나’하는 생각에 뭉클하고 뿌듯했어요.



 

 

라엘: 아직까지도 ‘여자 간호사’라는 직업군에 대해 일부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요. 얼마전 모 걸그룹 뮤직비디오 내 간호사 복장 논란도 있었고요. 대한간호협회에서도 항의 서한을 보내면서 꽤 이슈가 꽤 되었죠.

오유리: 맞아요. 그런데 사실 임상에서 그런 섹슈얼한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어요.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헝클어진 머리, 손을 자주 씻어서 하얗게 튼 손, 온갖 컴플레인에 혼이 나갈 것 같은 모습이 더 현실에 가깝죠. 그런 코스튬을 보면 아직도 간호사를 ‘아가씨’라고 부르는 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 보여서 더 속상해요. 간호사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주를 이루는 다른 직업군들도 그런 ‘코스튬화’에서 벗어나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.

 

 

라엘: 간호사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?

오유리: 이상적인 간호사상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들으세요. ‘환자를 돌보는 간호사’만 생각하고 와서 버티기에는 힘든 것들이 너무 많답니다. 그래도 버티다 보면 ‘나 정말 대단하다, 멋있다’라는 생각이 들 때가 와요.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버티기만 하는 것은 ‘지옥같다’라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세요. 환자를 우선시하고 사명감으로 일해야하는 것이 우리의 직업이지만, 나 자신도 매우 중요하니까요.


 


라엘: 지금 이 힘든 시간이 지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요?

오유리: 따뜻한 동남아로 여행가고 싶어요! 물 속에서 스킨스쿠버나 스노클링 같은 액티비티도 하고 싶어요. 이 지루한 일상이 끝나고 꼭 그런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..

라엘: 유리님의 꿈이 궁금해요.

오유리: 후배들이 제일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가 될 거예요. 일도 잘하고 환자들에게도 늘 따뜻한 그런 간호사가 되고 싶네요. 이제 3년차 간호사라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정말 잘 해왔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사는게 제 목표입니다! (2020.11.23)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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